치르륵치르륵 풀벌레가 내는 소리와 캄캄한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이 있었던 강화도의 캠프장.
언니들을 가장 먼저 반긴 포토존.
여성 성 소수자를 위한 2015 언니네트워크 페미니즘캠프 ‘풍문으로 더럽소(The Love Show)’에 요오-코소! 어서오세요!
모두 이곳에서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었죠. 어색한 얼굴과 엉거주춤한 포-즈들이 있었던가하면 벌써 찍었는데 다시 찍어달라며 떼를 쓴 언니도 있었어요. 1인1포토라는데도 굳이 같이 찍겠다며 엉겨붙어(?) 사진을 찍은 언니들도 있었죠. 후후후
6색 무지개 식탁보가 깔린, 주제가 있는 점심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캠프가 시작되었어요.
캠프의 시작은 언니네트워크에 대한 난새언니의 재미난 소개가 열어주었죠. 그리고 드디어 프로그램 시-작.
청동기시대 유물과도 같은 원더걸스의 텔미를 틀어놓고 시작한, 첫인사 겸 어색함깨기 프로그램 ‘포크딴-스’가 어쩐 일인지 노사연의 만남으로 이어지더니 빅뱅의 거짓말로 끝났다카더라… 아무도 예상 못 한 플레이리스트. 다리는 풀리고 인사는 하는 둥 마는 둥 헷갈리는 춤을 추는 데 집중하느라 모두들 정신없었지만 웃음이 쉴 새 없이 터지는 바람에 어색함은 깨졌던 것 같아요.
친해지기 시간이 끝나고 모둠 정하기와 방정하기 게임을 거쳐 모두 삼삼오오 모둠방으로!
모둠 수칙을 정해서 방 밖에 붙여 놓았는데… 이 모둠… 어딘가 이상해 보이는 건 기분 탓이겠지.
첫째날 저녁시간은 우리존재 짝짜꿍-
‘음기탱천 : 릴레이 야설쓰기‘방을 가득 채웠던 이야기는 사진으로 남길 수 없을 정도였다는..
두 번째 날이 밝았습니다-
둘째 날의 아침은 강화여성발정센터가 화알짝~ 열었지요! 다시 봐도 프로그램 이름 멋지지 않나요? 역대급 이름인 듯..
개 간식도 만들고~
무지개 아이템도 만들고~
마니산도 오르고~
칵테일도 만들고~
땐스땐스 춤도 추고~ 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기도 하고~
그리고 캠프의 가장 핫한 시간.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뜨거운, 몸 쓰기 프로그램!
첫 게임인 이름표 떼기가 그렇게 격렬할 줄이야.(혀를 내두른다) 그 흔적들. 구깃구깃한 이름표를 보라..
날씨가 흐릴 것이라던 예보와는 달리 해가 쨍쨍해서 정말로 뜨거웠던 엄시믿뜨 2부! 운동장에서 언니들은 얼굴에 밀가루를 묻히고선 고래고래- 환호성을 지르며 응원하고 달리고… 철인 8종 경기가 얼마나 재밌었는지 8종이 모두 우스꽝스러운 게임으로 이뤄졌는데도 부끄러움을 잊고 언니들은 승부욕에 활활 불타올랐죠.
시원~하게 물벼락 타임! 물방울이 살아있다아- *ㅁ*/
그리고 드디어 풍문으로 들었던 더럽쇼의 밤. 걓-! >ㅁ<
마지막 날 아침에는 눈물 한 방울 없는 담백하고 쿨한 언니들의 소감나누기가 끝나고
‘생활밀착형 비혼여성코러스 아는언니들’의 특별공연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두를 하나로 이어주는 실팔찌를 함께 만들며 아쉬움을 차분하게 느꼈어요. 서로 손목에 팔찌를 묶어주면서요.
3년 만에 다시 열린 언니네트워크의 페미니즘 캠프. 이번 캠프는 ‘여성 성 소수자를 위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첫 페미니즘 캠프였습니다. 지피기들은 캠프를 기획하는 지난 몇 달간 ’왜’와 ‘무엇을’과 ‘어떻게’를 함께 고민하고 얘기했죠. 그렇게 을미년의 ‘풍문으로 더럽소(The Love Show)’ 불이 지펴졌고 캠프에 온 멋진 언니들이 2박 3일 동안 이 캠프를 완성해 주었어요. 이제 캠프가 끝난 지 벌써 2주가 되어가네요. 꿈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모두 힘을 내서 잘 지내요. 그리고… 캠프 끝났어도 소식을 전해줘요-!
사진 – 강치 (어떤사진관)
글 – 제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