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막바지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8월 중순 끝무렵 언니네트레킹 네명의 정예대원들과 언니네트워크 활동가 난새 이렇게 다섯명이 한 차에 몰아타고 8월 20일 아침 댓바람부터 강원도 태백으로 향했다.
강원도 태백은 차로 네시간에서 네시간 반 정도 가야하는 다소 먼 거리이지만, 일단 가보고 나면 계속 가고 싶어지는 절경이 가득한 곳이다.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다시 가지 않은 사람은 없다는 곳. 생각해보면 우리 트레킹도 지난해 12월 태백 부근 곰배령에 다녀온 이력이 있었다. 이번에 우리가 찾아간 곳은 함백산 만항재라는 곳이다.
태백은 일반인들에게는 탄광촌과 카지노로 잘 알려진 곳이지만, 이곳은 봄여름엔 야생화들이 지상천국을 이루고, 겨울엔 설산으로 유명한 곳이다. 해발고도가 다른 지대보다 높기 때문에 한여름에도 16~18도 정도로 에어컨이 없어도 무지하게 시원하며 심지어 밤엔 추운, 그래서 여름의 공포 모기떼로부터도 자유롭다. 그렇다 태백엔 모기가 살지 않는다. 그것만으로도 우리가 가야할 이유는 충분했다.
여기에 야생화는 덤이다. 꼭 야생화 조성 정원에 가지 않아도 지천에 야생화다. 물론 야생화 정원에 가면 팻말을 보고 야생화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냥 산속에 발 밑과 옆으로 채이는게 야생화라는 강조를 하고 싶었을 뿐이다.
함백산 구름풍경 <- 누르면 5초 동영상
또다른 메리트는 이 야생화 천국이 펼쳐진 산정상을 차로 단숨에 올라간다는 것이다. 야생화 정원은 만항재 일대에 조성되어 있고 여기까지는 차로 올라올 수 있기 때문에 등산은 부담스럽지만 산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숙소가격도 성수기만 잘 피해가면 싸디싸다. 우리가 일박 이일간 묵은 숙소는 방 두개 개별 화장실이 있는 곳으로 8만원에 다섯명이서 널널하게 사용했다.
토요일 오후 두시경 도착해서 숙소에서 늘어져서 뒹굴거리다가 네시경 만항재에 차로 올라 대규모 야생화 정원을 산책하며 꽃구경을 실컷하고 근처 휴게소에서 감자전과 도토리묵, 오뎅꼬치를 먹고 주변 탐방을 시작. 인근에 올림픽선수촌이 있어 한때 유망주를 꿈꾸던 꼬님의 못다이룬 꿈을 마주하는 시간도 잠시.
img_6628 <-누르면 5초 동영상 감상 가능
주변 탐방을 모두 마치고 산 아래로 내려와 곤드레돌솥밭과 영양돌솥밥을 먹고. 태백 카지노에 잠시 들러 구경 좀 하다 때마침 리조트에서 불꽃놀이가 있다고 하여 불꽃삼매경. 돌아오는 길에 밤하늘을 수놓은 여름밤 별자리 구경까지.
자 이제 다음날 오전. 대망의 하이라이트 함백산 등산을 시작. 산에 가지않은 한분은 숙소에서 숙면을 취하고, 언니네트레킹 정예대원 강치 꼬 푸하 한쏭 넷이서 출발. 높은 여름 하늘 아래 한적한 산길, 흐드러지게 피어오른 야생화 앞에서 가다서다를 무한반복하며 한시간 반 정도 정상을 향해 여유롭게 발걸음 내딛고 만세.
만항재-함백산 정상 총 7.8km, 두시간 사십분 소요.
글, 사진_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