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언니네트워크 회원소모임연합 아시아프로젝트 <손에 손잡고>
무사히,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ㅁ’)/
(벌써 아시아프로젝트 끝내고 돌아온지 2주도 더 지났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
2015년 10월 30일부터 2015년 11월 1일까지
어떤사진관 + 아는언니들 + 같이읽는책 + 퀴즈 + 부들부들이 함께 한 대만에서의 2박 3일-
어디를 가고, 누구를 만나고, 무슨 얘기를 나누고, 무엇을 했는지!
꿈만 같이 느껴지는 대만에서의 3일을 함께 나눠요 >_<
첫째 날 _ 10/30 목요일
- 미팅 1 : LOVEBOAT
아시아프로젝트의 첫 번째 일정은 러브보트를 방문하는 것이었어요.
아침일찍 <손에 손잡고> 기획단은 러브보트의 매니저 올리비아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_’
아시아 최초의 LGBT 라이프스타일샵으로 2005년 봄에 설립된 러브보트는
대만의 여성성소수자를 위한 다양한 물품을 판매하고 있을 뿐 아니라
워크샵, 파티를 개최하고 대만 부치들을 위한 체스트바인더 강의도 하고 있다고 해요.
러브보트 내에 언니네트워크의 어떤 사진관같은 사진 소모임이 있어서
퀴어 주제의 사진을 찍고, 다른 LGBT 커뮤니티와 사진 콘테스트를 개최하면서
성소수자로서의 자긍심을 높이는 행사들을 주최한다고 합니다.
또 세계 각국에서 자국에 러브보트와 같은 상점이자 LGBT 인권을 위한 교두보를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러브보트에 방문해서 노하우를 배워가고 있다고 해요.
자국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탄압이 심하거나 자체적인 판매 루트를 만들기엔
경제적, 정치적으로 어려운 경우 러브보트를 플랫폼으로 삼아서 판매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언니네트워크 어떤사진관의 작품들을 보더니 자체적으로 온라인 판매시스템을 갖추고 있느냐,
없다면 러브보트를 플랫폼으로 해서 팔아볼 생각이 있느냐,
그런 도움을 원한다면 도울 수 있다…고 제안까지 해주셨죠!
▲ 아침부터 안굴러가는 혀를 굴려가며 언니네트워크 소개 중!
▲ 실물이 더 잘 생긴 러브보트 매니저 올리비아
▲ 러브보트에 있는 사진 소모임 작업물들
▲ 야릉… 어디 보고 있어? ‘_’
첫째 날 _ 10/30 목요일
- 방문 : 여서점 & 진진
오후에는 1994년 설립된 이후로 20년이 넘게 꾸준히 운영되고 있는 여서점과
또다른 LGBT 상점 진진을 방문했습니다.
여서점과의 인터뷰가 일정 탓에 불발되었지만 ‘여성주의 서적’만으로 꽉꽉 들어찬 서가와
대만 프라이드 기간을 기념해서 퀴어 특별전을 하고 있는 것을 보는 것도 흥미로웠어요.
(대만에서 출간된 적 있는 <언니네방> 대만판이 아직도 있을지 찾아보려고 했지만 실패…)
인터뷰는 못했지만, 언니네트워크와 가족구성권연구모임이 함께 작업했던
<비정상가족의 비범한 미래기획>의 레즈비언판!!! 발견!!!
2015년에 발간된 매우 따끈따끈한 스토리북과 대만 레즈비언잡지 <LEZ>를 업어온 것이 수확!
(중국어 잘하는 언니 연락주세요 ‘_’ 아이니쥬… 번역…)
첫째 날 _ 10/30 목요일
- 미팅 2 : Shakespeare’s Wild Sisters Group / 벳지 란
길고 길었던 첫째 날의 마지막 만남은 셰익스피어 와일드 시스터 그룹의 벳지!
아아 그녀는 참으로 알흠다운 페미니스트이자 레즈비언이자 문화운동가였습니다!
대만 여성연극제 프로듀서, 대만 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극단의 배우,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과거 여성운동/평화운동 단체 활동가이기도 했던 벳지는
참으로 열정적인 녀성이었어요.
공연일정 때문에 빠듯한 시간 가운데에서 리허설이 끝나고 10시에 만나 새벽까지
대만의 여성주의 운동과 성소수자 운동, 동성결혼과 그에 대한 대만 내의 다양한 입장,
여성주의 문화운동에서의 다양한 쟁점들을 나눠줬죠.
언니네트워크의 페미니즘 캠프처럼 여성들만으로 이루어진 (women-only)의 장을
만들고 싶었기에 시작했다는 대만 여성연극제에 대한 이야기와
여성들의 현실이 과거에 비해 나아지면서 ‘여성들만으로 이루어진’ 것의 의미에
도전을 받았다는 이야기, 대만 여성영화제 역시 2014년 대만 퀴어영화제가 생기면서
여성영화제만의 급진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의 고민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
대만 내에서 동성결혼이 매우 크고 중요한 이슈이지만 내부의 차이가 있다는 이야기
등등 한국의 상황과 매우 흡사한 이야기들에 놀라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하고
같이 고민도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긴 시간 하나라도 더 말해주려고 했던 벳지 I LOVE YOU *ㅁ*)
벳지와 나눈 소중한 대화들 중 일부를 요기 접어두었으니 더 보실 분들은 클릭!
#1. 대만의 여성주의 문화운동
[벳지] : 대만의 여성연극제는 올림픽과 함께 4년마다 열린다. (여성연극제를) 페미니즘 문화 운동으로는 첫 번째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12년 전에 시작해서 이제 4번째 연극제까지 개최했다. 여성연극제가 처음 시작했을 때도 그랬지만, 항상 논쟁이 있다. 어떤 것이 페미니즘적인 것인지에 대해서다. (연출자의 문제인가 내용의 문제인가 배우의 문제인가) 연극제는 처음에 여성연출에 집중했는데 연극판에 남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성만으로 이루어진(women-only) 연극제를 만들고 싶어했다. 많은 여성들이 디렉터를 하고 싶지만 돈이 없거나 지지를 받지 못해서 작품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연극제는 그것을 돕기 위한 장으로 만들어졌다. 서로를 지지하고 돕고 연극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벳지] : 2004년에 여성연극제는 한달동안 열렸다. 4주동안인데, 한 주에 두 개의 연극을 한다. 공연을 하나 하고 쉬었다가 다른 공연을 또 하나 하고. 그러고 다음 주에는 다른 두 개의 공연을 하고. 한달동안 8개의 쇼를 올렸다. 문제는 2012년에 정부가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는 거다. 여성연극제에 참여하는 게 영광이기도 하고 재밌고, 참여하고자 하는 여성 감독이 더 늘어나서 우리는 더 많은 쇼를 올리고 싶은데 정부가 예산을 삭감해서 이슈가 됐다.
문제는 이런 거다. 처음에 여성연극제가 시작한 건, 여성이 더 많은 기회를 가져야 하고 동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여성들이 연극제를 기다릴 필요가 없어진 거다. 예전에는 기회가 없었고, 자원도 없어서 여성연극제가 일을 할 수 있는 통로였다면 지금은 아이디어만 좋다면 얼마든지 주류 시장에서 일을 구할 수 있게 된 거다. 그래서 질문이 대두되었다. “정말 여성만이 참가하는 축제가 필요하냐? 지금은 여성은 남자와 같은 자원을 가지고 있지 않냐? 여성만의 축제는 지금 무슨 의미인가?”
[벳지] : 다른 이슈 하나는 여성영화제다. 여성영화제는 항상 퀴어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작년부터 새로운 퀴어 영화제가 생겼고 여성영화제의 경쟁자가 되었다. 한국은 항상 퀴어영화제가 있었지만 대만은 생긴 지 얼마 안됐다. 전에는 여성영화제가 유일하게 퀴어영화를 트는 곳이었는데, 다른 영화제에서도 퀴어영화를 보기가 쉬워졌다. 주류 극장가에서도 성소수자영화가 인기가 많아져서 그런 영화들을 틀기도 한다. 그래서 어떻게 우리 여성영화제가 그런 위기 속에서 관객들을 끌어모으고 여전히 특별하고 정치적인 혹은 정치적으로 올바른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페미니즘 조직의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변화하는 문화지형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마케팅 같은 걸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로그램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고. 이를테면 한 섹션은 매~~~~~우 급진적으로! 그거 보러 오게. 그게 우리의 유일한 장점일지도.
#2. 무엇이 급진적인 페미니즘 이슈인가?
[벳지] : 80,90년대에 대만에서 페미니즘 운동은 매우 컸다. 90년대 후반 퀴어운동이 성장했고, 페미니즘 운동과 분리되었다. 퀴어운동이 커져서 페미니즘 운동이 상대적으로 약해진 것 같아. 하지만 여전히 페미니즘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고,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도 여전히 있다.
젠더와 관련하여 대만에서 가장 급진적인 이슈는 트랜스젠더, 인터섹슈얼 이슈다. 예전에는 동성결혼이 가장 큰 이슈였고…지금 가장 큰 싸움이다. 하지만 성소수자 커뮤니티 안에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많은 성소수자 커뮤니티 활동가들이 결혼평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결혼 제도 그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성애 결혼. 그래서 우리가 왜 그런 문제가 많은 결혼제도에 목소리를 보태야 하는가. 그냥 결혼 다 무시해버리고 다르게 생각하고 우리 다른 거 하자. 가족 다양성(diverse family) 같은 거! 우리는 가정, 가족을 원하긴 하지만, 그건 헤테로들이 하는 거랑은 다른 거야! 4명의 엄마가 있는 가족이 있을 수 있는 거고. 게이, 레즈비언, 개, 고양이가 함께하는 가족이 있을 수 있는 거고. 이런 의견이 있다. 성소수자 활동가들이 결혼평등을 위해 싸우고 있지만 의견이 많이 갈린다. 동성결혼말고도 이렇게 다른 욕구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이슈다.
(질문 : 가족다양성을 위해 활동하는 특정한 단체가 있나?) 있다. Taiwan LGBT Family Rights Advocacy. 그들은 성소수자 가족구성을 위한 조직이다. 가족을 이루고 싶어하는, 특히 아이를 가지고 싶어하는 성소수자들의 조직이다. 대만에서 성소수자들은 입양을 할 수 없다. 이 단체는 사람들에게 “당신은 아이를 가지고 싶다면 그렇게 하세요!” 이러면서 방법을 알려준다. 공식적으로 단체를 등록하기 전에 이미 모임이 있었는데 일반 (이성애) 결혼을 해서 자식이 있고 이혼한 레즈비언 엄마들 그룹으로 시작했다. 이제는 아이를 가지고, 가족을 만들고 싶어하는 성소수자 싱글들도 많이 함께 한다.
#3. Besty가 하고 있는 작업, 향후 작업들
[벳지] : 2004년, 11년 전에 여성연극제에 내가 처음 합류하면서 했던 작품인 <스킨 터칭Skin Touching>을 올해 9월에 11년 전 공연을 했던 배우, 스태프가 다시 그대로 모여서 공연을 다시 했다. (스킨 터칭 Skin Touching은 전통적인 중국 이야기 – 남자만 학교를 갈 수 있었던 시대에 여자가 학교를 가기 위해 남장을 하게 되고 남장여자인 여주인공이 동급생과 사랑에 빠지게 됨. 하지만 여자는 부모에 의해 못생기고 돈 많은 남자와 결혼 예정이었고 결국 두 남녀는 죽고 나비가 된다는 이야기- 의 젠더를 비튼 연극)
공연을 다시 한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공연을 다시 하기로 했을 때 공연 이상의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여서점과 협업해서 책을 내기로 했다. 지금 출간 작업의 중간쯤 왔는데. 1부는 스킨터칭 공연에 참가하는 사람들에 대한 것이다. 연기하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에 대한 것. 다른 파트는 다른 레즈비언 작가들, 다른 분야에 있는 이를테면 문학, 영화, 비쥬얼 아트, 음악, 다큐 등의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 작가들의 인터뷰 다큐멘터리를 만들려고 한다. 지난 10년 간 문화예술 계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많아졌지만 한 번도 네트워킹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떤 여성들이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지 이 책을 통해서 조직하고 보여주려고 한다. 11월 초에 책이 출간될텐데 카피본을 언니네트워크에 보내주겠다. (예에에! +ㅁ+ 기다릴게요 벳지)
▲ 대만의 모든 여성주의 문화운동을 소개해주고 싶은 마음의 벳지 +_+
▲ 벳지의 이야기에 빨려들어간다아…
▲ 벳지 연출작 <버자이너 모놀로그> 기념 보지핀!
▲ 짜요! (화이팅!) 페미니스트!
둘째 날 _ 10/31 토요일
- 대만 프라이드 퍼레이드
둘째 날은 아시아 최대 퍼레이드라는 대만 프라이드에 함께 했어요!
안타까운 점은 왜 이렇게 여자들이 없는지… -_ㅠ 눙무리…
하지만 우린 레인보우 페미니스트! 지난 6월 서울시청 앞에서 빨주노초파보 의상을 입고
활보했던 언니들- (사람은 달라졌지만) 대만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의 퀴어한 페미력을 뽐내고 왔다는 >_<
▲ 대만까지 와서 엽서랑 자석 파는 운영지기
▲ 많이 팔았냐고는 묻지 마세요. 그저 즐거웠음
▲ 대만에서도 레인보우 언니들 출동! 거의 국위선양급의 카메라세례;;;
▲ 사실… 정말 걷고 또 걷고 걷는 퍼레이드라 몰래 이탈했…. 기념사진은 찍어야지!
(대만 언니들 사진 어디갔냐고 묻지 마라줘여… 나도 보고 싶었다 대만 언니!
또르르… 왜 없는거야… ㅠㅠㅠㅠ 언니네트워크 언니들이 제일 예뻤어요. 그렇게 알아주…)
셋째 날 _ 11/1 일요일
- LGBT 합창대회 <Hand in Hand>
아시아 최초의 성소수자 합창대회! 아시아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고
언니네트워크 회원소모임 아는언니들의 2015년 목표였던 <Hand in Hand> 공연을 했습니다.
긴장긴장 우여곡절 좌충우돌
공연장 시설이 너무 좋아서 더 긴장했지만 아무튼 공연 잘 했어요 크허헝
얼마나 잘했는지는 들려줄 수 없고 12월 정기공연에서 확인하는 걸로…
▲ 아는언니들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여성 참가자가 있었던 중국합창단
▲ 긴장긴장 “아아아아아~!” 첫 곡 넬라판타지아
▲ 대만에서도 키스퍼포먼스는 여전히 HOT! 뜨겁네요 >_<
▲ 누가누가 나보다 더 잘나가아~
▲ 내가 제일 잘나가~ +_+
▲ 짝짝짝짝! 공연 끝!
ㅎㅎㅎ 2015년 회원소모임연합 아시아프로젝트 후기는 여기까지!
‘_’ 언니들의 걱정과 도움으로 이렇게 3일 간의 아시아프로젝트를
잘 하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사진에 담기지 않은 아는언니들의 목소리는 12월 13일 정기공연으로,
더 생생한 아시아프로젝트 영상은 총회에 볼 수 있을 것 같다니 기다려주세요-
덜어내고 덜어내도 길고 길었던 후기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