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은 다 지고 산에는 눈꽃이 가득한 계절에 뒤늦게 11월에 떠났던 단풍 산행 후기를 씁니다. 11월 첫째주 가을 단풍 산행의 행선지는 투표로 속리산이 결정이 됐고, 속리산 근처 숙소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산행을 하는 1박팀 5명과 당일 아침 첫차를 타고 속리산으로 내려와서 산행을 하는 당일버스팀 2명 총 7명이서 속리산에 다녀왔습니다. 최초 인원은 조금 더 많았으나 여러 사정으로 인해서 7명이서 조촐하지만 조촐하지 않게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후기를 쓰고 있는 필자는 1박팀이라 처음 가는 1박 산행이자 단풍 산행에 설렘설렘 열매를 가득 먹고 11월 4일 저녁에 짐을 바리바리 챙겨들고 집결장소인 역삼역으로 향했습니다. 하나둘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5명 모두 탑승 완료! 저녁 9시 반 늦은 시간에 출발하는 터라 휴게소 잠깐 들려서 주유하고 곧장 속리산 숙소로 향했습니다. 슝슝! 숙소에 도착하니 열두시쯤이라 대충 짐 정리하고 대충 다들 후딱 씻고 내일의 산행을 위해서 일찍 잠에 들었습니다… 라고 적어야 할텐데 혼자 거실에서 자기로 한 필자(인원이 좀 더 많을 거라 예상해서 따로 방 2개에 화장실도 2개가 딸린 엄청 넓은 곳을 빌려서 방에 2명씩 자고 더위에 약한 전 거실에서 자기로)는 오랜만에 보는 TV에 푹 빠져서 새벽 4시 넘어서까지 혼자 TV 보면서 놀다가 얼마 못 자고 일어났다는 미련한 사실이 있습니다.
여하튼 아침 알람에 다들 비척비척 일어나서 씻을 사람은 씻고 느적느적 준비할 사람은 준비를 해서 9시 조금 넘어서 숙소에서 나왔습니다. 당일 버스타고 내려오는 일행이 잘 오고있는지 체크 후에 아침을 먹으러 이 식당 저 식당 돌아다니다가 거기서 거기라는 판단을 내리곤 그냥 아무곳이나 들어가서 각자 먹고 싶은 아침을 주문해서 맛있게 냠냠 먹고 어쩌고 하다보니 시간이 벌써 10시 반! 버스팀과 같이 가네마네 하면서 여유를 부렸는데 알고보니 버스팀이 더 일찍 입성을 해서 안에서 저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하. 부랴부랴 가서 버스팀과 상봉 완료!
7명이 모두 모였으니 산행 전에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해주고(소원님 지도 감사감사) 본격적인 산행 고고! 법주사 탐방지원센터에서 세심정~문장대~신선대를 거쳐 내려오는 코스가 일정이었는데 세심정 가는 길에 세조길이라는 둘레길이 새로 오픈을 했다고 해서 세조길을 거쳐서 갔습니다. 단풍명소인 만큼 사람은 꽤 많았지만 그에 비해 단풍은 아쉽게도 올 여름이 너무 더워서 나무들은 대부분 말라죽었고 아직 추위가 덜 와서 완연한 단풍은 없어 조금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새로 연 세조길은 꽤나 멋있었습니다. 큰 호수 옆을 돌아서 가는데 좋더라구요!(내려오는 길엔 호수에서 수달도 봤어요 꺄 신기) 둘레길이라 수월하게 슝슝 세심정까지 고고!
속리산은 산행 도중도중 휴게소가 꽤 많은 편이라 따로 도시락을 챙겨가지 않았는데요, 세심정 휴게소에서 화장실도 다녀오고 간식도 챙겨먹고 하면서 잠깐 쉬고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중간중간 물도 흐르고 단풍이 그나마 꽤 있는 곳이 있어서 자연을 느끼며 여유롭게 가다가 문장대 가기 전부터는 급격한 경사가 시작되어 거의 기어가다시피 해서 겨우 문장대까지 올라갔습니다. 문장대에 오르니 엄청난 바람이 불어서 오들오들 떨며 경관을 구경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참으로 멋있었습니다. 전 약간의 고소공포증에 난간 가까이엔 가지도 못하고 중간에 서서 우와 멋지다 무섭다 하다가 내려왔네요.
왔던 코스 그대로 다시 내려갈까 신선대로 갈까 고민을 하다가 결국 신선대로 발걸음을 옮겼는데 좋긴 좋았지만 다들 너무 허기진 상태라서 굶주린 배를 껴안고 휴게소가 나오기만을 고대하며 이동했습니다. 신선대 가기 전에 하나는 있을 줄 알았는데 신선대 휴게소가 가장 가까운 곳이였어서 신선대에 가서야 겨우 뒤늦은 점심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컵라면과 감자전, 막걸리를 주문해서 허겁지겁 주린 배를 채우고(역시 산에서 먹는 라면은 꿀맛bb) 체온이 다들 많이 떨어져서 옷을 하나씩 껴입고 하산하러 고고! 개인적으로 풍경은 하산할 때가 더 멋졌던 것 같네요! 어마어마한 내리막을 내려가면서 이 길을 내려가서 다행이지 올라갔다고 생각하면 너무 끔찍하다며 안도를 하며 내려오니 대략 다섯시 반쯤. 대략 7시간의 산행을 마치고 나니 어둑해졌습니다.
속리산이 있는 보은이 대추가 유명해서 마감세일하고 있는 대추를 다들 한봉지씩 사들고 버스를 타고 돌아갈 이들은 터미널로 와서 버스를 기다려서 버스를 타고 올라갔고, 차를 타고 갈 이들은 차를 타고 서울로 갔습니다.(필자가 가장 먼저 버스타고 고) 차 시간이 애매해서 다같이 저녁을 먹지 못하고 헤어져서 너무나 아쉬웠지만 속리산 산행은 뿌듯하고 즐거웠습니다!
내년엔 예쁜 단풍이 그득하길 바라며 이상 단풍 산행이자 2016년 언니네트레킹 마지막 산행 후기였습니다! 2017년엔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