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회원워크숍 후기] 반성폭력 더하기 평등의 시간
2018년 올해는 회원엠티 대신 회원워크숍이 10월 6일 토요일 1시부터 6시까지 인권재단사람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회원워크숍은 지난 3월 언니네트워크 모두회의부터 시작된 ‘언니네트워크 조직문화 돌아보기’의 연장선상에서 마련되었습니다. 평등은 평등한 상태라고 외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점검하고 질문하며 만들어가는 과정 그 자체라는 것을 공유하고 익숙함에 둔해지지 말고 새롭게 긴장하자는 것이 이번 워크숍의 의미!
[지난 논의 과정 돌아보기]
3월 모두회의 : “언니네트워크는 안전하지 않다” 보러가기
7월 소모임미팅 : “언니네트워크 단체 내 ‘위계’와 ‘성폭력’에 대한 감수성 키우기” 보러가기
아무도(!) 시간을 지키지 않아서 2시경 시작한 건 함정.
첫 순서는 어색함을 풀기 위한 게임 시간! 진행은 처음이라… 어버버하며 지은이 진행을 하였습니다. 첫 번째 게임은 <진실 혹은 거짓>! 자신의 관한 세 가지 정보를 이야기하는데 그 중 거짓인 정보를 찾는 게임이지요. 처음에는 무슨 정보를 말해야하나 다들 고심하는 것 같더니 막상 시작하니 굉장히 TMI(Too Much Information) 파티인 게임 현장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다들 즐거워했고 이렇게 서로 조금씩 알아가며 친해지는 거겠지요?
두 번째 게임은 <인권 풍선을 지켜라> 입니다. 풍선을 불어서 거기에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인권를 적습니다. 그리고 두 그룹으로 나눠서 의자에 앉은 채 원형을 만들어서 진행자들이 던지는 인권 풍선을 바닥에 떨어지지 않도록 지키는 게임입니다. 한 두 개는 여유롭게 지켜냈지만 인원 수보다 많은 인권 풍선이 떨어지자 난리법석이 됩니다. 우리가 적은 인권 지키겠다고 열심히 애쓰는 모습이 재밌었습니다. 다들 적극적으로 즐겁게 게임에 참여해주셔서 고맙습니다.(뒤풀이 자리에서도 거짓을 찾아라 게임은 계속 됐다!)
몸풀기 시간을 마쳤으니 본격적인 워크숍에 들어가야죠.
작년 말 미투운동을 계기로 이후 인권단체들 내에서도 많은 성폭력 사건이 폭로되었습니다. 언니네트워크에 공식적인 문제제기가 없다는 사실, 회원들이 우린 괜찮지 않나 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결코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진 않는다는 전제 아래 우리의 조직 문화는 어떠한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부에서는 워크숍을 진행하게 된 계기에 대해 먼저 설명을 하고 여러 사례를 통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권력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것이 문제상황이 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권력이 차별, 폭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어떤 과정을 통해서인가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해보았습니다. “강사가 강의를 진행하면서 자신의 눈에 익은, 이름을 알고 있는 지인을 자주 호명하며 강의를 진행했을 때, 이것은 문제 상황인가”, “단체의 오래된 활동가가 매번 신입활동가가 들어오면 연애를 시작하고 딱히 폭력이나 문제적인 상황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매번 연애가 끝난 후 신입활동가가 단체에서 사라지고 오래된 활동가가 남을 때, 이것은 문제 상황인가” 등등 다양한 사례를 분석해보고 조별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다들 단체 내 오랜 활동가와 신입 활동가의 연애 문제에 대해 아주 뜨거운(?)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연애라고 하는 ‘사적’ 영역이라도 단체 활동가라는 위치가 영향을 미친다면 그것은 구조적이고 공동체의 문제일 수 있다, 만약 신입활동가가 연애 종료 이후에도 단체에 나오지 못하거나 혹은 심지어 다른 단체에서도 편하게 활동하지 못할 정도라면 오래된 활동가의 커뮤니티 내 영향력에 따라 권력은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피해를 불러일으킨다, 신입활동가가 이에 협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등등 매우 신중하게 사례를 분석해보고 대안을 고민해보았습니다.
2부에서는 본격적인 언니네트워크 조직 점검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각자가 생각하는 언니네트워크 문화에 대해 평등점검표를 체크해보았는데 서로가 같은 문항에 다르게 대답을 하는 것을 보고 조직문화에 대한 점검은 서로가 어떻게 다르게 받아들이는지를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내용이 ‘문제있음’과 ‘문제없음’의 인식 차이가 큰 것으로 드러나 조별로 해당 문항을 구체적인 사례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몹쓸 연기력은 사진으로만…)
언니네트워크는 계속해서 평등한 조직문화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질문해보려고 합니다. 워크숍에 못오신 회원분들도 평등점검표도 체크해보시고, 사례도 만들어보고 어떻게 대응할까 고민하고 노력하면 모두가 즐겁고 편안하게 활동할 수 있는 언니네트워크가 되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