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꼴에서 매 달 말에 꼴키퍼들의 책소개를 겸한 이야기를 담은 ‘책방꼴 코너’, 한 달 사이에 입고된 책을 소개하는 ‘입고 신간’코너, 책방꼴 행사를 담은 ‘꼴좋다’ 코너를 모아 보는 ‘꼴키퍼레터’ 메일링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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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책방꼴 코너
-by 뽑
출판업계에 왜 이렇게 퀴어가 많은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작은 대화 끝의 결론은 “사자가 위장에 탈이 나면 풀을 먹듯이 병든 인간만이 책을 읽”기 때문이다(강유원, <책과 세계>, 7쪽. <익명의 독서중독자들>에서 재인용). 맞는 말이다. 아니, 퀴어가 병이라는 뜻은 아니고. 자기 세계와 융합하지 못한 자들이 주로 책을 읽는다. “이것이 아닌 다른 것을 갖고 싶”고 “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고 싶”(최승자, ‘내 청춘의 영원한’ 중)은 사람들.
예전과 비교하면 남의 말을 게울 때까지 먹어 치우는 갈급증은 많이 사라졌다. 이제 나는 어느 정도 자아가 형성되었다고 점잔을 빼고 있다. 우아하게 한 부분씩, 필요한 내용과 아름다운 부분만을 발췌해 고상하게 남의 이야기를 썰어 먹는다. 멀쩡한 사자인 척하면서 얼룩말의 엉덩이를 깨문다. 그리고 현타가 온다, 남의 엉덩이를 입 안에 넣은 채로. 이거 뭔가 잘못된 것 같은데.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 것은 분명 나쁜 일이다. 과장을 보태, 세상이 나빠지는 것은 사람들이 책을 안 읽어서다. 지금 여기에 만족하는 사람들은 책에 몰두하지 않는다. 불만족한 사람들이 (자주) 책을 읽고 (가끔) 세상을 바꾼다.
요새 활자가 눈에서 튕겨 나가는 순간을 자주 느낀다. 눈이 줄글을 따라간다. 뇌까지 글자가 들어오지 않는다. 애써 읽어보려고 하지만 금방 책과 나는 분리된다. 하는 수 없이 어영부영 넘기면서 책 내용을 파악한다. 필요한 문구나 내용이 뽑혔다고 생각되면 미련 없이 내려놓는다.
이 현상은 <도둑맞은 집중력>에서 요한 하리가 말한 것처럼 우리의 집중력이 최악을 향해 치닫기 때문일까, 혹은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의 이나다 도요시가 말했듯 “작품이 콘텐츠가 되고 감상이 소비가 되”면서부터일까. 어쩌면, 이제 나는 병들지 않았다고 스스로 속이고 있는 걸까.
어느 이유이든 책에 푹 파묻혀 있다 고개를 들어보니 시공간이 이동한 경험은 이제 다시 오지 않을 것만 같다. 슬픈 일이다. 나의 크나큰 위로와 절망인 읽기가 나를 떠났을지 모른다니.
책방꼴이 가끔 열려있는 이유가 있다면, 그 시간을 다시 만나게 되리라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평생 읽을 수 있는 책은 정해져 있다. 책장은 유한하고 우리의 시간은 밥벌이 장소에 매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반짝임이 나에게 허용된다면, 이 공간이 그것을 줄 수 있다면. 나는 병들고 행복한 사자가 될 테지.
“기술과 여성이 만나면 이런 비판과 통찰
그리고 이런 희망이 가능하다!”
테크 페미니스트의 시선으로 소수자에게,
결국 시민 모두에게 열린 기술을 모색하다
전지적 여성 시점으로 들여다보는 테크 업계와 서비스의 이면
책방꼴에서 YES24와 함께 <액세스가 거부되었습니다> 저자 북토크를 진행합니다.
○행사일시 : 2023년 9월 15일(금) 저녁 7시 30분~9시 30분 ○신청방법 : 입금 후 구글폼 입력 [국민 030301-04-078096 언니네트워크] ○신청기간 : 2023년 9월 13일(수) 자정까지 ○참가인원 : 25명 (입금순) ○장소 :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5나길18 서교대우미래사랑 상가 112호 책방꼴
참가비용 : 1) 책패키지 : <액세스가 거부되었습니다> 1권 + 북토크 참가 : 25,000원 (언니네트워크 회원 20,000원)
2) 북토크만 참가 : 10,000원 (언니네트워크 회원 5,000원)
*9월 12일 (화) 자정까지 취소 연락을 주신 경우에만 환불이 가능합니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 행사 시작 15분 전까지 입장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행사장에 손 소독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