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가부장:례식 funeral beyond family> 전시회가 11월 27일부터 12월 5일까지 배드보스아트플레이스에서 개최되었습니다. 가족구성권연구소, 사회복지연구소 물결, 언니네트워크 세 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한 본 사업은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습니다.
<탈가부장:례식> 전시회는 성평등과 가족구성권의 관점에서 죽음과 장례에 관련된 차별이 어떤 형태로 드러나며 그것에 어떻게 대응할지, 성평등한 장례식의 구체적인 모습은 무엇일지를 함께 상상해보고자 기획되었습니다. 고인이 평소에 누구와 어떻게 관계맺고, 돌보고, 친밀성을 나눠왔는지를 묻지 않고 직계혈연가족을 1순위 연고자로 삼는 한국사회의 법과 애도하고자 하는 마음과는 별개로 ‘비용을 치를 수 있을만한’ 삶을 살아왔는가에 따라 다르게 준비되는 장례식을 마주하고 오롯이 애도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체험해봅니다.
<탈가부장:례식>展
세션1 차별 마주하기
전시 1. 우리를 둘러싼 차별적인 언어 마주하기(우.둘.차.언)
첫번째 세션의 첫번째 전시는 각종 기사와 보고서에서 이미 수집된, 장례식장에서 경험할 수 있는, 우리를 막아서는 다양한 차별적 언어를 표현했습니다. 천장에서부터 늘어진 30개의 문구가 하나같이 주옥같은 차별적 언어를 담고 있어 많은 분들이 분노를 표해주셨습니다.
전시 2. 애도와 투쟁
가족구성권 연구소의 <가족질서 밖 소수자의 장례와 애도를 위한 사례보고서>의 인터뷰를 일부 발췌하여 기획단이 대신 낭독했습니다. (녹음을 한 다 합치면 100번 한 듯…) 녹음된 음성을 문자로도 볼 수 있도록 텍스트북도 마련해두었는데 전시 기간이 지나면서 어느새! 누군가! 자꾸 가져가서 ‘-‘ 책을 재인쇄하고 재인쇄하는 일이 벌어졌다는… 하지만 간직하고 싶은 그 마음 이해합니다. 다른 한쪽 벽면에는 역시 같은 보고서에서 우리의 차별을 어떻게 바라봐야하는지에 대한 글을 발췌하여 엽서 형태로 전시하였습니다. 이 엽서 가져가도 되냐고 묻는 분들이 꽤 있었는데 흙 죄송합니다. 아쉬움을 달래드리기 위해 보고서 전문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남겨둡니다!
<가족질서 밖 소수자의 장례와 애도를 위한 사례보고서> 다운로드
전시 3. 차별적 법 제도 고쳐쓰기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의료법, 가족관계 등록에 관한 법률의 차별적 요소를 지적하고, 새로운 대안과 시나리오를 제안하는 전시물을 배치했습니다. 기획단 밀레이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손에 들고 돌려볼 수 있는 형태로 제작했는데 다들 전시 방식에도 흥미로워 하셨던 것 같습니다. 🙂
세션2 어서오세요 무지개상조
두번째 세션은 애도의 자격을 비용으로 환산하는 현재의 산업화된 장례문화에서 우리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과 바꾸고 싶은 부분을 알아볼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형태의 전시로 만들어졌습니다.
전시 1. 가부장:례식 현위치를 탐색합니다
비교적 간소해졌다고는 하나 현재 한국의 장례는 여전히 복잡한 절차와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고 저마다 다른 정보들로 무엇을 첨삭해야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뭘 빼고 싶어도 무엇인 필수적이고 무엇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인지 몰라서 못빼는 거죠! 현재의 한국 장례문화와 대안으로 볼 수 있는 해외사례가 전시되어 가장 긴 시간동안 관람객들이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전시였습니다.
체험 1. 새로운 목적지를 설정합니다
전시회에서는 현재 상조업체나 장례식장이 제공하지 않는 대안적 옵션을 포함하여 자신이 원하는 장례식, 애도의 시간을 상상해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가상의 <무지개상조> 카달로그를 배치하고 견적서를 작성할 수 있게 두었습니다. 전시회에 못오셔서 너무 아쉬우신가요? 견적서를 다운로드해서 직접 작성해보세요!
<무지개상조> 견적서 다운로드
세션3 탈가부장:례식 체험관
차별과 불평등을 넘어 세번째 세션에서는 고인의 삶, 고인이 맺어왔던 관계가 지워지지 않고 오롯이 드러나는 애도의 과정을 상상하고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다양한 체험 전시를 마련했습니다.
체험1. 영정네컷
전시장의 테라스 공간에서 나의 장례식에서 사용할 영정사진을 직접 찍어보기도 하고
체험2. 관으로들어가신다
한지로 만든 종이관에 들어가 마지막으로 나의 모습을 보게 될, 남겨진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떠올려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고
체험3. 우리 이제 안녕이네
벽에 추모의 글을 남기기도 하고 꽃과 조명으로 장식된 조용한 공간에서 떠난 사람의 삶을 오롯이 드러낼 수 있고 조문하는 사람은 진심으로 고인을 안녕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열흘 간 진행된 전시회에 약 5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는데요. 한 분 한 분이 다 최소 40분에서 길게는 2-3시간씩 전시장에 머무르며 모든 세션을 꼼꼼하게 관람해주시는 모습에 전시회 기획단 모두가 심하게 감동을 받았습니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 등 관련된 기관에서도 찾아와주시고 현재 장례지도사인 분들의 관람도 이어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저항하고 싶다”라고 마음을 보태주셨던 것처럼 이번 전시가 상상으로 끝나지 않고 변화로 나아갈 수 있도록 같이 걸어나가요!
감사합니다 모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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