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캠프명 : 2회 언니네트워크 페미니즘 캠프 ‘산중호girl’
- 주제 : 몸, 문화, 환경을 생각하는 여성전용캠프
- 일시 : 2005년 8월 12일(금) ~ 8월15일(월) 3박 4일
- 장소 : 이화여자대학교 고사리수련원 (충북 괴산 소재)
- 참가인원 : 150여명
- 주최 : 언니네트워크(www.unninetwork.net)
- 주관 : 언니네트워크 놀이기획팀 & 산중호걸 캠프 지피기단
2005년 언니네트워크 페미니즘 캠프 ‘산중호girl’은 여성들만의 공간에서 몸과 마음의 해방감을 느끼며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긍정하고 힘을 얻어갈 수 있었던 여성들만의 즐거운 캠프였습니다. 또한 여성주의 문화작업자들의 영화와 공연, 문화적 자원을 나누며 여성 문화를 만끽할 수 있었던 대안적 캠프였으며, 서로의 다양한 차이들을 통해 자유롭게 소통하고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는 장이기도 했습니다.
첫째 날은 재미있는 퍼즐 맞추기를 통해 모둠을 나누고, 전체가 모여 서로 눈도장, 몸도장을 찍으며 서로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별빛속에’ 라는 예쁜 이름의 영화제 1탄 ‘반짝반짝 빛나는’에서는 <1920년대 여학생 경란의 하루-학교가 파하고>, <허난설헌이 리칭짜오를 만났더라면-강릉에서 산동까지, 천년의 여행>, <그녀들만의 것>, <팝의 여전사>를 보았습니다. 또한 각자의 페미니즘 스토리를 모아서 여성주의 역사를 다시 써보자는 취지의 ‘마이 페미니즘’ 시간을 가졌습니다. 밤 12시부터는 ‘첫 날인데, 일찍 잘 수야 없지!’ 하는 언니들을 위한 깜작 상영회 ‘산중호걸 심야상영관’도 열려, 캠프는 첫날부터 무르익어 갔답니다.
둘째 날 오전에는 ‘다섯 가지 주제와 다섯 가지 체험’라는 이름으로 흥미진진한 다섯 개의 방- 여성주의 호신, 타로와 함께 하는 마음 여행, 춤 쎄라피, 대안생리대 만들기, 신나는 스윙 배우기-이 열렸습니다. 언니들은 각자 자신이 체험해보고 싶은 주제를 골라 알찬 배움의 시간을 보냈지요.
오후에는 신나게 뛰고, 뒹굴고, 땀 흘리는 ‘그녀들의 땀냄새’가 진행되었어요. 림보, 닭싸움, 이구동성, 가위바위보 달리기 등 10개 종목의 경기에 모둠별로 시합하며 땀냄새 폴폴 나는 우리들만의 체육대회를 즐겼습니다. 응원하느라 더 신난 언니들! 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신나고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실컷 땀 흘리고 난 후 수영장으로 이동~! 시원한 물 속에서 땀 식히며 물놀이도 했습니다.
저녁에는 주제별 이야기 놀이터가 열렸어요. 반려동물과 함께 살기, 파이트백, 성정체성 등 11가지 주제의 놀이터가 열려, 관심 있는 언니들끼리 모여 함께 고민도 나누고 수다도 떠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별빛속에’ 2탄 ‘따로 또 같이’에서는 <이상한 나라의 ‘L’>, <조디 포스터 이야기>, <쇼미러브(원제: Fucking Amal)> 등 레즈비언을 주제로 한 퀴어 영화를 함께 보았습니다. 둘째 날에도 첫째 날과 마찬가지로 산중호걸 심야상영관이 열렸구요. 깊은 밤 해가 뜨도록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은 언니들이 벙개쳐서 만드는 ‘밤마다 열리는 방’도 있었지요.
셋째 날, 오전에는 ‘다섯 가지 주제와 다섯 가지 체험’
시간을 한번 더~! 전날 체험하지 못했던 것들 중 하나를 더 배울 수 있어서 좋았지요. 오후에는 ‘한가한 오후의 물놀이’! 산 속 환상적인 우리들만의 수영장에서 수구, 부표 띄우고 먼저 잡아오기 등 게임도 하고, 첨벙첨벙 수영도 하고… 그야말로 판타스틱하고 한가롭기 그지없는 지상낙원 물놀이를 즐겼답니다.
저녁에는 마지막 밤을 뜨겁게 해 줄 ‘그녀가 연주하면 혁명이 다가오지’의 그녀들을 만났어요. 단조(短爪), 이주영, SLYDOG, Note Switchers (‘세나 & 수은’), 여성주의 밴드 so what?, 페미니스트 가수 지현의 멋진 노래와 연주로 불꽃을 지피며 흥분과 혁명을 만끽했지요. 그녀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와 열기는 열광하는 모든 언니들에게 그대로 전해지면서 150여명의 언니들이 다함께 소리 지르고 춤추고 환호하며 캠프의 절정을 장식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댄스 파~뤼~! 언니들 모두가 춤짱이었어요.
마지막 날, 각자가 자신의 페미니즘을 글로 그림으로 색색의 헝겊 조각들로 표현해 본 광목천을 엮어 한 권의 책을 만들었습니다. 하나하나의 의미들을 소개하면서, 서로 공감하고 지지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3박4일간의 여성들만의 이 진한 캠프는 서로의 존재를 통해 힘과 자신감을 얻고, 나와 다른 위치의 많은 여성들과 교류하며 자신의 생활과 지지기반을 튼실히 다져 나갈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3박4일간 같은 천국에 있었습니다” 소감을 나눌 때 한 언니가 했던 말이에요.
뜨겁게 감동하고 완전히 자유로웠던 ‘산중호girl’ 캠프, 이 3박4일의 만남으로 전국 각지의 다양한 언니들은 캠프 이후에도 네버엔딩 뒤풀이로 다시 만나며 인연을 계속해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