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캠프명 5회 언니네트워크 페미니즘 캠프 ‘뻔뻔(funfun)한 탐구생활’
- 주제 : 여성주의 DIO(Do It Ourselves) 캠프
- 일시 : 2008년 8월 15일(금) ~ 17일(일) 2박3일
- 장소 : 경기도 가평 벨리하우스
- 참가인원 : 90여명
- 주최 : 언니네트워크(www.unninetwork.net)
- 주관 : 뻔뻔한 탐구생활 캠프 지피기단
2008년 ‘뻔뻔(funfun)한 탐구생활’은 ‘초등학교’를 컨셉으로 한 만큼 그 어느 해보다 유쾌하고 재기발랄한 2박3일간의 캠프였어요~ 초등학교 시절, 방학이지만 마음 맞는 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 앉아 각종 만들기와 재미난 실험으로 가득한 탐구생활을 벼락치기로 독파했던 기억들이 떠오르시나요?^^ 2008년 캠프도 ‘D.I.O: Do It Ourselves’를 주제로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며 언니들과 함께 직접 스스로 만들어가는 캠프를 만들었어요. 그만큼 재미난 추억 가득!
매년 꼭 한가지씩은 잊을 수 없는 기억들을 남기는 캠프이기는 하지만, 이 해 캠프의 첫날만큼 강렬한 추억은 없을 거예요. 후발대는 무려 10시간이 넘는 시간과의 사투를 벌인 끝에 명지산 아래 놓인 가평의 캠프장에 도착할 수 있었죠 ;_; 반갑게 상봉한 언니들은 저녁시간까지 이어진 친해지기 시간, ‘우리들은 1학년’을 통해 찌뿌등 한 몸을 한껏 펼 수 있었어요. ‘둥지놀이’, ‘니노래내노래’, ‘니발내발’, ‘봐디센서 작동’, ‘둥글게 둥글게’ 등 여느 해보다 풍성하고 활기찬 프로그램들이 준비된 시간이었지요. 역시 페미니즘 캠프에서는 첫만남부터 격하게 몸을 움직여야 친해지는 법!
저녁때 열린 주제별 이야기방 ‘말하기 듣기’ 시간에는 여성주의자들의 하리하리핫이슈(^^;) 성정체성과 레즈비언 페미니스트, 포르노, 몸매, L 커뮤니티, 야오이, 채식, 귀농뿐만 아니라, 언니네트워크의 주요 이슈이기도 한 여성주의 글쓰기, 아시아 여성주의와 같은 주제들을 함께 이야기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어요. 해마다 깊고 짙어지는 언니들의 고민, 생각들을 접하고 내 마음 속 이야기들을 조금씩 풀어나가는 그 순간! 역시 캠프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다들 하게 되지요. 이야기도 좋지만, 학창시절의 묘미라 할 수 있는 폐가에서의 야밤보물찾기를 날씨와 도로 사정으로 인해 하지 못하게 된 것은 두고두고 아쉬웠답니다.
둘째 날은 ‘지대로!’ 탐구생활을 파고드는 하루였어요.
체험 프로그램인 ‘CA(클럽활동)’ 시간은 ‘카메라를 든 꼴페미_광고패러디 UCC만들기’, ‘나홀로 파워무브’, ‘랩으로 한 판 수다! 랩 창착 교실’ 등 이전 캠프에서는 보지 못했던, 이름만 들어도 당장 뛰어 들어가 다 배우고픈 각양각색의 탐구생활로 꽉 채워졌답니다. ‘우리는 음악도 D.I.O 한다!!’에 들어갔던 언니들이 우리 주변에 굴러다니는 콜라병을 두드리며 연주를 했을 때는 다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죠. ‘나를 파괴하는 화장품, 나를 살리는 피부 먹거리’에서 천연 화장품과 립밤을 만든 언니들에게 어떻게든 하나 얻어보려 누군가는 갖은 애교를 부렸다고도 하고요^^
이쯤되면 지칠만도 하건만, 그녀들의 땀냄새가 물~씬 느껴지는 ‘명랑운동회’에서는 청군, 백군으로 나뉘어 초등학교 운동회보다 더 신나는 언니들의 운동회가 펼쳐졌습니다. 파아란 하늘 아래로 만국기가 흔들리고 언니들은 단체줄넘기, 미션달리기, 몸으로 공 나르기를 하며 신나게 뛰고 구르고 목청이 터지도록 응원을 했지요. 역시 운동회의 하이라이트는 청군 백군 대항의 박터트리기! 오재미를 아무리 던져도 도~저히 터지지 않는 박을 바라보며 꼼꼼한 성격의 지피기들을 원망하는 것도 잠시, 박이 터지고 색종이와 함께 내려오는 플랭카드에 뜨거운 태양만큼 환한 웃음이 운동장에 가득했어요.
마지막 날 낮의 묘미는 명랑운동회, 마지막 날 밤의 묘미는 역시 자체발광 학예회!
‘마고할미배 사생대회’로 페미니스트 친구에게 편지를 쓰며 발산된 예술혼을 학예회까지 쭉~ 이어간 언니들, ‘내가 어렸을 때 페미니즘을 알았다면’이라는 주제로 어디에도 볼 수 없는 무대를 만들었어요. 마치 빙의된 것처럼 열연을 보여준 언니들의 진정한 열정과 만나는 시간이었달까요. 2007년부터 시작된 지피기들의 재롱잔치, 귀여움과 섹시한 매력이 공존(?)하는 ‘지피기 쇼’ 또한 빼놓을 수 없겠죠. 그렇게 마지막 밤은 모두가 취해 웃고 떠드는 ‘막장! 졸업파티’로 즐겁게 지나갔어요.
마지막 날인 셋째 날, 언제나 그렇듯 언니들은 함께 모여 캠프의 소감을 나누고, 사진을 찍고, 자신의 롤링페이퍼 앞에 누군가가 남긴 글을 하나하나 읽어보고, 펜을 찾아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다른 언니들의 연락처를 핸드폰에 저장하면서 아쉬워했어요.
하지만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일주일 후 뒤풀이 자리에 모여 웃고 있는 언니들, 25분짜리 캠프 영상이 짧다며 입맛을 쩝쩝 다시는 언니들을 보면서, 역시 혼자 하는 탐구생활은 재미없지만 ‘언니들과 함께라면 벼락치기라도!’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5회 캠프였어요.
다음 캠프에서 또 만나요~! 🙂